허구적 자서전,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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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39)
20세기 일본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한국 전후 문학에 영향을 미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인간 실격》.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수기 형식을 빌려 마치 작가 자신의 삶을 고백하듯 이야기한다. ‘나’라는 화자가 서술하는 서문과 후기, 작품의 주인공 요조가 쓴 세 개의 수기로 구성되어 인간, 사회와의 모든 통로를 웃음으로 감춰 버린 한 젊은이의 퇴폐적 정서와 불안을 통렬하게 그린다. ‘인간들’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그 세계에 동화되기 위해 ‘익살꾼’을 자처했던 요조는 결국 ‘인간 실격자’가 되고 만다.
저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
더클래식
출판일
2013.11.18

 

 

최근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에 관심이 많이 생겼서 조금씩 읽고 있다.
몇 개를 보다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1.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2..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그중 이번에 읽은 "인간 실격"도 포함이다.
워낙 작품평이나 해석 등
잘 쓰인 들이 많으니
그것보다는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요조'의 문장 몇 가지만 소개하려 한다.

 

사람과 접할 때면 끔찍한 침묵이 그 자리에 나타날 것을 경계해..

사람과 접할 때면 끔찍한 침묵이 그자리에 나타날 것을 경계하느라 원래는 입이 무거운 제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익살을 떨었던 것입니다만.

주인공 '요조'의 첫 수기부터
'남들이 느끼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남들에게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
요조의 마음이 가장 잘 들어 났던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지갑을 꺼내어 여니 동전 세 닢뿐.

일어서서 소매에서 지갑을 꺼내어 여니 동전 세 닢뿐.
수치심보다도 참담한 느낌이 엄습했고 금방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센 유관의 내방.
교복과 이불만이 남아 있을 뿐, 이제는 더 이상 전당포에 맡길 만한 것 하나 없는 황량한 방.
그 밖에는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이 잔무늬 옷과 망토뿐.
이것이 내 현실인 것이다.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주인공 요조가 처한 현실과 참담한 기분이 잘 드러나는 문장인 듯하다.
마치 눈앞에 황량한 방과 비어있는 지갑이 보이는 느낌

또한 중독자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문장 바로 전에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요즘 술 마시는 날이 좀 늘었는데
나 스스로도 '술을 좀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이러한 글을 보게 되니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문장인 듯하다.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이것저것 그려봤지만 그 기억 속의 걸작에는 미치지 못했고
저는 언제나 가슴이 텅 빈 것 같은 느른한 상실감에 괴로워해 왔던 것입니다.
'마시다 만 한 잔의 압생트'
저는 그 영원히 보상받지 못할 것 같은 상실감을 혼자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상실감, 아쉬움, 후회, 미련 등등
이러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최고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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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불행은 거절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이었습니다.

제 불행은 거절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이었습니다.
권하는데 거절하면 상대방 마음에도 제 마음에도
영원히 치유할 길 없는 생생한 금이 갈 것 같은 공포에 위협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절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

다른 말로 하자면
남의 눈치를 너무나 보는 사람의 불행 이 아닐까
나도 이글의 코멘트를 쓰면서
몇 번이나 쓰고 지우고 했는지 모르겠다.

'이게 아니면 어쩌지?'

'반박이 달리면 어쩌지?'

'내 생각이 틀리면 어쩌지?'

지금도 그런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주인공 요조가 아니
글쓴이 다자이 오사무가
말하고 싶은 거절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은
모두가 겪고 있는 불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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